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바웃 타임(about time)>의 주인공 '팀(Tim)'은 자신이 시간여행자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21살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이죠. 원하는 때로 마음껏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직 자신의 과거로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여행자로서 조금은 부족한 것 같은 능력이, 결과적으로 <어바웃 타임>이 그 동안의 시간 여행 소재의 영화와는 차별화 되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큰 장치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팀은 21년 동안 연애 한 번 해본 적 없는 모태솔로(forever alone)입니다. 자신감도 없고 외모도 그저 그렇죠.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남자 주인공이 점점 잘생겨 보이는 필터가 장착되는 현상을 겪을 겁니다...)
그런 팀이 알고 보니 시간여행자라니...!
팀은 사랑을 찾아 런던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팀은 사랑스러운 미소가 눈부신 '메리'를 만납니다. 메리에게 첫눈에 반한 팀은 메리와 잘되기 위해 시간을 몇 번이나 되돌리고, 결국 그녀와 연인이 됩니다.
시간여행을 하는 능력에, 예쁜 여자친구까지! 별볼일 없던 팀은 능력자가 되었습니다.
메리와 문제가 생길 때마다 팀은 과거로 돌아가 잘못한 행동을 바꾸는 식으로 사랑을 이어갑니다. 그러는 동안 가족들에게 소홀해지게 됩니다. 점점 불행해지고 있던 여동생이나 암에 걸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는 시간 여행자인 팀도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고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팀에게 '행복을 위한 공식'을 알려줍니다.
첫 번째, 평범한 삶을 사는 것. 하루하루,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러면서 영화는, 회사에서 상사에게 깨지는 팀의 모습, 정신없는 하루를 무표정으로 살아내는 모습, 지친 퇴근길 옆 사람의 이어폰에서 크게 새어나오는 음악 소리에 신경 쓰는 팀의 모습을 말입니다.
그리고는 아버지의 두번 째 행복을 위한 공식이 나옵니다.
두 번째, 거의 똑같이 하루를 다시 사는 것. 처음에는 긴장과 걱정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다시 같은 하루를 살게 된 팀은 아버지의 말대로 '행복'을 얻었을까?
팀은 상사에게 혼이 나는 동료를 위해 상사에게 욕을 해줍니다.
정신없는 하루지만 그래도 점원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어 봅니다.
퇴근길 시끄럽기만 했던 옆 사람의 이어폰 속 음악소리를 이번에는 즐겨보기도 합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을 보며 가장 크게 와닿은 메시지는 바로 이 장면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그저 특별할 것도 없고, 지루하고, 힘들다고만 여기며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나에게 주어진 다시 오지 않을 이 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한 순간 한 순간을 후회없이 또 감사하며 보낼지는 나의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너무도 평범한 사실이지만, 우리는 때로 가장 평범하고 당연한 것들을 잊고 삽니다. 어바웃 타임은 이 당연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새삼 깨닫게 만듭니다.
로맨스 영화를 넘어, 인생을 바꾸는 힘을 가진 영화
<어바웃 타임>은 메리와의 완벽한 사랑을 위해 계속해서 시간여행을 하는 팀의 모습이 담긴 영화 초중반 부분까지는, 그저 시간여행자의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며 영화는 로맨스 장르라기보다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숨쉬는 모든 것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는 모두 다릅니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하며, 어떤 사람을 만나며, 어떤 마음을 가지고 하루를 보내나요?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옵니다. 그러나 똑같은 '오늘'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는 팀처럼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내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어떤 날로 살 것인지에 따라 행복이 결정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We are all travelling through time
together, everyday of our lives.
오늘도, 모두 행복한 여행을 만끽해 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