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학개론
- 감독: 이용주
- 출연: 이제훈, 수지, 엄태웅, 한가인 등
- 장르: 멜로/로맨스
- 개봉일자: 2012년 3월 22일 (대한민국)
줄거리
풋풋하고 순진한 20살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음대생 서연을 처음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그녀와 함께 과제를 하게 되면서 가까워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 승민은 쉽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승민과 서연만의 추억을 계속 쌓아가지만 승민의 망설임으로 번번히 서연에게 고백할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답답해서 가슴을 치게 됩니다...)
이번에는 단단히 마음을 먹고 고백을 하러 그녀의 집 앞에 간 승민은, 오해로 인해 또 다시 발을 돌리고, 그렇게 승민의 짧은 첫사랑은 끝이 납니다.
그렇게 15년의 세월이 흐르고, 35살의 건축사가 된 승민 앞에 어느 날 불쑥 서연이 나타납니다. 그녀는 승민에게 자신의 집을 지어달라고 하고, 그렇게 승민은 15년만에 나타난 첫사랑 서연의 집을 지어주게 됩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어쩌면 이루어졌을지 모를 그때의 사랑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과연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은 다시 이루어질까요?
모든 순간이 '기억의 습작'으로 남은 그때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의 교과서와 같은 영화 중 하나입니다. 그것도 '실패한 첫사랑'의 교과서 말이죠.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라는 말이 있죠. 이 영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의 아련함을 정말 잘 그려낸 작품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바리 스무살에게 불쑥 찾아온 첫사랑은, 달콤하기보다 씁쓸한 맛이었습니다. 너무 뭘 몰라서 자꾸 망설여지고, 어설프게 오해해버리고, 끝내 놓쳐버리고 만 승민을 그저 답답한 놈이라고 욕할 수도 없던 건, 우리의 첫사랑 추억도 승민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서였을 겁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분명히 서연도 승민을 좋아하는데, 대체 왜 승민만 그걸 모르는지! 왜 쓸데없는 오해는 하는지! 대체 왜 서연에게 물어보지 않고 혼자 마음을 접어버리는 건지! 속이 터지는 장면 투성입니다.
하지만 만약 승민이 스무살치고 굉장히 능숙하게 서연의 마음을 얻고, 쉽게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우리가 이 영화를 사랑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애초에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을 테지만요.
<건축학개론>은 모든 게 서툴던 그때의 우리가 겪었던 성장통을 그린 영화라고 봅니다.
영화의 메인 테마곡이면서 승민과 서연이 이어폰을 나눠 끼고 들었던 노래인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정말 이 영화에 딱 맞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이 너무도 깜깜해 속으로 들어가서라도 보고만 싶었던 그때, 철없던 나의 그 모습이 어떤 의미가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든 건지...
그 서툴던 모든 순간은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던 '습작'과도 같이 기억 속에 남아버렸습니다. 비록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이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고 해도, 지금은 가끔 추억하며 웃을 수 있는 내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되었으니 그걸로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요?
<건축학개론>은 어렸던 우리가 해왔던 실패의 한 페이지와도 같은 영화입니다.
국민 첫사랑의 발견
이 영화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국민 첫사랑' 하면 떠오르는 그와 그녀를 선물해준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배우 '이제훈'과 '수지'입니다.
<건축학개론>은 이 둘을 비롯해 지금은 스타가 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는데요. 조정석, 유연석, 고준희가 대표적인 배우들입니다. 모두 어마어마한 대배우가 되었습니다.
배역에 딱 맞는 캐스팅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건축학개론>의 캐스팅은 정말 탁월합니다. 모두 저마다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내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조연들이지만 임팩트 있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조정석' 배우의 '납뜩이' 연기는 아직까지도 수없이 많이 회자되기도 하는 명장면을 남겼습니다.
영화 한 줄 평
나는 아마도 누군가에게 '서연'이면서, 누군가에게는 '승민'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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