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유덕화 마누라'가 꿈인 여고생 '린전신'은 키 크고 공부도 잘하는데 농구까지 잘하는 '오우양'을 짝사랑합니다.
어느 날 린전신은 5명에게 똑같이 보내지 않으면 불행해진다는 행운의 편지를 받게 됩니다. 린전신은 그 중 1통을 '쉬타이위'에게 보냅니다. '쉬타이위'는 이 학교 최고의 문제아입니다. 얼굴은 잘생겼지만 사고를 치고 다니는 양아치죠. 게다가 린전신이 좋아하는 오우양을 괴롭히는 놈이니 편지를 안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린전신은 쉬타이위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들키고 맙니다. 이때부터 린전신의 고난이 시작됩니다. 린전신은 쉬타이위에게 빵을 사다주고, 요약노트를 작성해주고, 함께 땡땡이까지 치게 됩니다.
둘은 서로의 짝사랑이 잘되도록 도와주기로 하지만, 하루하루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서로에게 묘한 감정이 생기게 됩니다. (조금 진부한 전개라 해도, 역시 이런 이야기가 설레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린전신은 쉬타이위가 사실은 오우양과 친한 사이였고, 수학영재라고 불릴 만큼 공부도 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는 쉬타이위에게 진심으로 예전처럼 돌아가길 부탁하죠. 린전신의 진심에, 쉬타이위는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짧은 기간에 시험에서 전교 10등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낸 쉬타이위.
하지만 새로 온 학생주임 선생은 쉬타이위의 성적을 부정행위로 간주합니다. 그 동안의 행실로 쉬타이위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쉬타이위를 믿어주지 않습니다. 린전신은 그런 학생주임 선생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다른 학생들도 그들을 지지하면서 하이틴 영화스럽게 마무리됩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한 린전신이 등장합니다. 초반에는 혹시 첫사랑과 결혼한 건가, 싶었지만 후반부에는 전혀 다른 사람과 결혼한 린전신이 이혼을 하는 장면이 나오며, '아, 첫사랑과 결혼까지 가는 건 역시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과연 첫사랑과 이루어지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가능한 것인지, <나의 소녀시대>도 그렇게 첫사랑을 추억만 하며 끝나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길!
친근하면서도 간질거리는 대만의 하이틴 영화
나는 하이틴 영화를 좋아합니다. 이미 '하이틴'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진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하이틴 영화만의 감성과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성장일기를 엿보는 기분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에 좋은 킬링타임용 영화라고 하기도 하지만, 그게 또 하이틴 영화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하이틴 영화라면 미국, 영국, 한국, 일본 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하이틴 영화의 강국이라 생각되는 '대만'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조금은 전형적인 패턴의 스토리지만, 그래서 더 간질간질 재미있는 대만의 하이틴 영화.
그 중에서도 잔뜩 설레면서 본 <나의 소녀시대(2015)>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왠지 친근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그 시절의 우리 모습이 담긴 영화입니다.
스토리의 전개나 소재가 우리나라 영화 <써니>와도 닮았고, <응답하라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만영화지만, 그 정서에 공감이 많이 되었고,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왕대륙'은 이 영화를 통해 대만의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했는데요. 한국에서도 왕대륙과 사랑에 빠진 소녀들이 이 영화를 보고 또 보기도 했을 만큼 인기가 많았습니다. 전형적인 설정의, 전형적인 스토리라고 해도 바로 이 '전형적인' 것이 과거에도 현재에도 우리를 설레게 한다는 사실은 아직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매일 같은 일상을 살면서 감정의 폭이 점점 좁고 얕아짐을 느끼는 우리가 잠시라도 순수한 감정을 마음껏 느끼고 표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바로 이런 하이틴 감성의 첫사랑 영화가 아닐까요?
어렴풋이 잊고 사는 그 시절의 내 모습을 영화 속 주인공을 통해 보게 되는 그 경험 또한 사랑스럽습니다. 주인공들이 유치하고 부족하다고 해도, 그때의 나 또한 그런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그때의 나를 만나는 기분, 가끔은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습니다.
영화 한 줄 평
우리는 누군가의 린전신이었고, 누군가의 쉬타이위였다.
돌아갈 수 없어 더 아름다운 '나의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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